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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느낌

제주 +4

얼린요구르트 2020. 9. 13. 23:38

지금은 중문 게스트 하우스 침대에 엎드려 일기를 쓴다. 맞은편 침대에서는 지윤언니가 지쳐 잠들어있다.

내일 제주여행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간다. 짧고도 아쉽다. 한라산도 가고싶고, 하루종일 물놀이도 하고싶은데 못해본게 갑자기 많은 것 같다.

[협재 해수욕장 아침 ; 날씨 맑음]

아침 일출은 역시 구름에 가려 보지 못했고, 8시쯤 되었나? 등이 너무 뜨거워서 잠에서 깼다. 여름 제주 햇볕은 텐트를 뚫고 내 등으로 직진한거다. 그럴땐 찜질방이 따로 없다.

비몽사몽간에도 이 좋은 날씨에 기념 사진은 남겨야한다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의자를 들고 각자의 위치로 이동 후 갖은 포즈를 모두 취해보며 사진을 찍으니, 각자의 휴대폰에 벌써 저장된 사진들이 어마어마하다.


[단체사진]




그렇게 사진촬영을 끝낸 후 부지런히 조촐한 아침을 차려먹고 텐트를 접었다.
아침이 조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어제 누군가가 우리의 식량이 들었던 아이스박스를 훔쳐갔기 때문이다. 대체 누가 훔쳐갔을까? 그 무거운걸... 생각치도 못한 일이었다. 졸지에 아이스박스를 잃어버리게된 지윤언니도 속상해하고 나도 너무 짜증이 나서 '훔쳐간사람 먹고 배탈 나라!'를 하루종일 기도했다.


[벌떡 낙지]


장비정리를 다 하고 사이트를 접은 우리는 물놀이 장소로 향하며 '벌떡 낙지' 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매운 음식이라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자연수영장, 월평]


물놀이장소를 옮겨서 오늘 서울로 올라가는 멤버들의 아쉬움을 달랠 물놀이가 시작되었고, 나는 마크라메 키링 만들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제주 지인인 지윤언니(작가명 :닐랑) 가 판매하는 마크라메 키링 수업을 자연 경관을 벗삼아 매우 열심히 들었다. 우린 (태현이와 나)그렇게 실 감아매기의 늪에 빠졌다.

 

[내가 만든 마크라메 키링]


물놀이를 마친 오빠의 말을 전하자면 '황우지 해안보다 더 좋아' 였다. 햇볕이 들어올 때 찍은 물 색은 이쁜 에메랄드 초록색을 푼 것과 같았다. 함께 물놀이한 언니는 줄돔을 봤다고 하기도 했고, 발이 달린 물고기를 봤다고도 했다.(어떤 물고기일까?) 나도 그냥 오늘 물놀이를 할껄 그랬나? 좀 아쉽긴 했다.


나를 뺀 나머지 멤버들은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서 빠르게 씻고 준비해야했다. 나와 물놀이를 하지않은 동생은 그 사이에 중문 카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 했다.


[중문 카페, 이정의 댁]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드립커피로 내려주는 곳이고, 곳곳이 그냥 수수하게 이뻤다. 나무나무하고, 여기도 내 스타일이었다.

화장실이 조금 특이했는데 저렇게 변기 윗쪽을 여러개의 화장지 걸이로 전시(?)해놓았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냥 저 자체가 하나의 미술 작품같은 재미있는 공간이 탄생한것이다. 나도 나중에 언젠가는 써먹어야지 하고 사진을 찍어두었다.

그렇게 서울팀을 배웅하고 지윤언니와 중문 근처의 게스트하우스를 급하게 잡았다. 원래 계획은 오름에 올라가서 텐트를 치고 노을을 감상하는 것이었으나, 아~얄궂은 제주날씨여... 6시부터 비를 뿌려대다니...
아쉽고 아쉽고 아쉽지만 다음 제주여행을 기약해본다.

[술집, 육지것들]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슬슬 배가고파서 폭풍검색을 하다가 곱창전골이 맛있다는 '육지것들'을 가기로 했다. 제주 와서 전복도 먹고, 갈치도 먹고, 흑돼지도 먹고, 좋은건 다 먹었으니 살짝 욕심을 내려둔다.

그런데 이 곱창전골은 또 왜이리 맛있는지, 함께 시킨 간장계란밥은 꼭 옛날에 먹었던 마가린간장밥 맛이 나서 대화는 저 옛날 얘기서 부터 현재 우리의 상황, 일, 건강 등 다양한 얘기로 저녁시간을 배불리 보냈다.

지금은 11시 35분, 난 오늘 뭐 크게 한것도 없는데 왜이렇게 노곤노곤하고 졸린지...내일 12시 반이되면 김포가는 비행기를 타니까 오늘밤이 너무 아쉬운데 야속하게도 스르르 눈이 감기는 건 어쩔수 가 없다. 오늘은 이쯤에서 굿나잇. 좋은 꿈 꾸고싶다. 잔디에 드러누워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둥둥 떠다니는 구름보며 낮잠 자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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